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보면 현재 인도의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인도의 수도 뭄바이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인도 정부의 도심재개발 사업으로 뭄바이 인구의 40%가 거주하던 슬럼가가 15층짜리 고층 아파트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재개발에 저항하던 주민들도 성공사례를 확인하고 도심 전체가 공사 현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4일까지 사흘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모건스탠리 ‘인디아 서미트’에 참석한 삼성투신운용 임창규 글로벌투자팀장은 “인도 대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담당자(CFO)를 만나본 결과 오랜 기업가 정신에 기반해 저력을 쌓아가는 인도의 장기 성장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도 증시가 최근 10개월 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빠르게 치솟고 있다. 최근 만모한 싱 인도총리가 항만과 댐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특히 건설 관련주가 강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펀드 수익률도 인프라섹터에 집중 투자하는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증권자투자신탁’과 ‘기은SG인디아인프라증권’이 연초이후 각각 87.56%, 59.18%로 수익률이 가장 앞섰다.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펀드 운용팀은 “성장과 개혁 지향적인 인도 정부가 인프라 개발 계획에 착수하게 되면 도로와 철도, 도시 개발이 활발해지고, 그 결과 2011년 기업실적이 가시화하면 인도 증시는 재평가(re-rating)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인프라펀드의 편입 상위종목에는 자이프라카쉬(댐건설사), 타타모터스(자동차), 라슨앤투브로(엔지니어링) 등 자본재와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등 에너지업체가 포진해 있다.
삼성투신운용은 지난해 싱가포르 법인에서 인도인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영입한 데 이어 인도 우량주를 발굴해 중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정통 주식형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임창규 팀장은 “인도 증시가 급박하게 올랐지만 향후 10년을 바라본다면 투자가 매력적인 만큼 증시가 조정된다면 오히려 매수 호기를 얻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90%에 육박하는 인도펀드도 1년 수익률은 여전히 7.87%에 불과하다. 대다수 인도펀드 1년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다.
지난 달 총선 결과에 따른 정책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빠르게 급등했기 때문이다.
인도는 2007년 10월말 최고점에 도달했던 글로벌 증시보다 3개월 늦은 2008년 1월 최고점에 도달한 후 조정을 받았다. 가파른 조정을 뒤늦게 받았으나 회복도 다른 나라 증시보다 늦게 시작됐다.
인도펀드는 1년 이상 장기 수익률만 비교해 보면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보다 월등히 앞섰다. 3년 수익률은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이 14.22%인 반면 인도펀드는 64.65%에 달했다.
인도는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이 용이해 외국인 자금 유출입이 변동성을 좌우한다. 인도는 내수 경기가 중국보다 탄탄하지만 원자재 가격 부담이 크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한국투신운용 양봉진 부장은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긴축기조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라고 밝혔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최근 개혁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했다”며 “중국보다 인구구조가 좋고 기업이익률이 훨씬 높다는 점에서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닥쳐왔을 때 견뎌낼 수 있는 버퍼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한나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84호(09.06.30일자) 기사입니다.] |